한약 이써/신인류의 한방-소설로 풀어본 한방
<2016년, 견의 술집>-신인류의 한방 8
경희생한약국
2016. 9. 29. 12:14
새벽이 되어 견은 인기척을 느끼고 눈을 떴다. 딱딱한 의자를 붙이고 잔 탓에 온몸이 뻐근했다. 설연이 주방에서 커피를 내리고 있었다.
“너무 자연스러운 거 아니에요? 남의 주방에서.”
설연은 견에게 커피를 건넸다.
“근데 내가 어제 그쪽 노트북을 좀 봤어요.”
견의 눈이 커졌다.
“뭐 말똥가리 같은 건 없던데? 놀라지 말구. 무슨 남자가 그런 것도 안 봐? 그쪽이 정리하던 책 말이에요. 한약 관련 책.”
“뭐 너무 당당하시긴 하지만, 그런데요?”
“조선시대 의관 기록을 본 적 있어요?”
견이 고개를 저었다.
“난 자주 찾아봤는데. 내가 그랬잖아요? 매일 꿈을 꾼다고. 우리 내 꿈에서 아주 오래 아는 사람이었다고.”
“그런데요?”
“우린 조선시대 의원이었어요. 그래서 내가 샅샅이 정보를 찾아봤죠. 내가 지금은 멍청하기로 소문났지만 진짜로는 엄청 똑똑하거든요. 어쨌든, 조선시대 의관들 기록은 많지 않았어요. 민중 의원 기록은 신의라 소문이 날 정도의 사람이 아니면 기록에 없고, 선조의 어의로 이시훤의 기록을 한줄 찾았어요.”
견이 놀라는 기색을 보였다. 설연은 그 순간을 잡았다.
“뭔가 아는 눈인데?”
견이 눈을 피했다.
“그리고 제주 의원을 찾아봤죠.”
제주의 의녀로 장덕, 김만덕을 찾을 수 있었지만 시대가 달랐다. 다른 기록들도 뒤져보았다. 그러다 제주 관아의 판관 한형백의 이름은 찾을 수 있었다. 왜구를 소탕한 공으로 광해군이 말린 고기, 호피, 소주 서른 병을 하사한 기록이 있었다.
“그리고 한형백도…….”